[국제회의] 북한의 인권, 종교의 자유와 고문
지난 6월 17일(화), (사)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과 고려대 국제대학원(원장 서창록), 그리고 한동대 국제법률대학원(원장 Alan L. Button)이 공동으로 북한의 종교자유와 고문실태를 집중 조명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열렸다.
고려대학교 국제관에서 세계인권선언 선포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한국을 방문한 미(美)국제종교자유위원회 대표단과 Felice D. Gaer 유엔고문방지위원회 위원과 주한 외교관들이 참석해 인권이 북한에서 어떻게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증언과 평가, 개선방안 등을 협의했다.
지난 17일 오후 1시부터 국제회의가 진행되는 고려대학교 국제관에는 많은 외국사절단들과 인사들 및 대학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 날 학술회의에서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개회인사를 통해 “올해는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뜻한다”며 “그런 뜻에서 인권선언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존귀한 인간이 존엄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 언론의 자유, 신앙의 자유, 공포로부터의 자유 등을 세계인권선언이 선언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공포로부터의 자유’의 핵심은 고문을 당하지 않을 권리”라며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념하면서 북한의 인권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앞으로 반드시 실현될 남북통일이 인간 존엄성의 존중이라는 바탕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ichael Cromartie 미(美)국제종교자유위원회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한국을 방문해 탈북자들의 교육장인 ‘하나원’을 방문해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작성된 ‘인권보고서’를 언급하고는 “북한사람들은 전체주의 폐쇄적 국가에서 살아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억압과 엄청난 기근 등으로 시달리면서 외부로부터의 정보도 철저히 차단 당하고 있다”고 가 말했다.
그는 또 “인권과 관련해서 심각한 침해와 핍박을 받고 있는 북한 주민의 보편적 인권을 지켜내야 하고 이를 위배하고 있는 (북한의)책임 있는 자에 대해 명확한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며 “여기에 대한 더 많은 정보와 관련된 자료가 필요하다”면서 동북아에서 인권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원재천 교수는 미 국제종교자유위원회가 지난 3월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최초로 작성한 ‘창살 없는 감옥'(Prison Without Bars) 보고서 내용을 설명했다.
여기서 그는 북한에서의 종교실태를 설명했는데, “남한에서의 종교 활성화와는 달리 북한 김일성은 종교와 관련된 거의 모든 공공활동을 체계적으로 제거하고 대신 획일적 이데올로기를 강요할 뿐 아니라 국가의 삼엄한 감독 하에서 실시되고 시설(탈북자 증언에 가톨릭교회1, 개신교 교회2)은 김정일 정권아래서 엄격히 통제되고 국제적 위신과 외화획득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일성주의는 단순히 사회통제의 방편이 아니라 김일성 일가의 정치적 정통성을 위한 이념적 기초로 개별적인 종교활동은 이에 대한 직접적인 정치적 위협으로 간주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 탈북한 정은혜(가명. 백두한라회)씨는 증언을 통해 평양에 칠골교회와 봉수교회가 있고 예배가 열리고 있다는 것은 남한에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말과 함께 “북한에서 태어나 20년 넘게 살았던 저는 평양에 교회가 있다는 것조차 알 수 없었다”면서 “북한이 신앙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면 왜 성경을 보거나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마구 붙잡아 죽이거나 다시는 사회로 돌아올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울먹이며 북한지역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사에 얽힌 비극을 털어놨다. 순간 세미나장은 숙연한 분위기와 더불어 무거운 침묵 속으로 빠지기도 했다.
이 날 학술회의에서는 ‘회령 보위부 지하 감방과 요덕 수용소에서 겪은 참혹한 고통'(정광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조직팀장), ‘북한의 고문 의혹에 대한 평가 및 권고'(이영환 북한인권시민연합 조사연구팀장), ‘국제법상 북한의 고문 방지 및 가해자 처벌 의무'(박기갑 고려대 법대 교수)등의 발제가 이어졌다.